동기면담 (Motivational Interviewing)
동기면담 학회에 다녀왔어요.
모 대학 교수님께서 이끄시는 학회인데 관심있는 사람도 참여할 수가 있어서 지인께서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학기가 시작하면 학회도 시작하고 끝나면 같이 방학에 들어가는데, 지난 금요일은 번외편으로 동기면담이 무엇인지에 대해 overview 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임은 세미나, 강의 형식으로 진행되지 않아요.
상담 학회인만큼 모임 내내 서로 상담자/내담자/관찰자 역할을 하며 동기면담 방식으로 상담하는 연습을 합니다.
참여하고 싶거나 관심있는 분들은 한국 동기면담 학회 카페 에 방문해보세요.
상담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초기엔 지시적 상담이 주를 이루다가 Carl Rogers의 내담자 중심 상담이 현재에 가장 옳지 않느냐고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대두되고 있는 방법이 동기면담이라는 것이죠.
내가 고민이 있을 때 누군가에게 말을 하는데, 나보다 듣는 사람이 더 말을 많이 하고 이거 해봤냐 저거 해봤냐 물어보다가 결국 내 고민은 다 말하지도 못한채 끝나버린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게 지시적 상담입니다.
내담자 중심 상담에서는 상담자가 말을 많이 하지 않아요. 내담자 스스로 속마음을 입밖으로 꺼낼 수 있을 정도의 말만을 하지요. 이 때 상담자는 주로 공감하는 화법을 사용해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아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 “그래서 마음이 아프셨겠어요” , “그 때 어떤 마음이 들었나요?”
내가 고민이 있을 때 누군가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고민스러웠던 마음이 좀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그게 내담자 중심 상담방법이 아닐까 생각해요.
동기면담은 지시적 상담과 내담자 중심 상담의 중간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시적, 비지시적 상담의 장점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Guide라고도 불러요.
Google에서 동기면담을 검색해보면 주로 도박 중독, 알콜 중독, 약물 중독 등에 대한 논문이나 사례가 많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볼 수 있듯이 동기면담의 시발점은 중독자 상담이었습니다.
도박, 약물 등등에 중독된 사람들이 그것으로 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도록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게 그들에게 공감하고 조언을 해주어, 스스로에게 선택의 자유와 변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격려하며 확신을 시켜주는 것이죠.
시작은 그랬지만, 동기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필요합니다.
일을 할 때에도 내 상사가 준 이 일을 하는 목적과 방향이 분명하지 않으면 늘어지게 되고, 내가 왜 이걸 하고있는지 모르게 되겠죠.
좋은 리더는 A to Z로 본인이 직접 일을 다 하는 사람이 아니고, 데리고 있는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잘 투입하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이 모임에 처음 불러주신 분은 현업 개발자, 리더 겸 개발자, 컨설턴트 겸 개발자로 조직을 끌어가는 사람, 조직리더와 팀을 컨설팅하는 사람들이었고 물론 모임에 가보면 대부분이 심리학, 상담 전공자들이고 개발자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극히 일부분이지만, 이 사람들이 여기에 왜 와서 이런걸 연습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같이 일하는 팀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됩니다.
말하면서는 예를 리더로 들었는데, 굳이 리더가 아니더라도 팀원으로써 같이 일하는 동료나 친구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면 서로의 삶이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동기면담을 할 때는 Change talk(변화대화)로 상담을 진행하게 됩니다.
실제로 중독자 상담에서 이 change talk를 몇번 사용했는지에 따라 중독에서 벗어날 확률이 더 높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알콜 중독자에게 Change talk를 1번 했더니 여전히 술을 마시고 있었고, 100번을 했더니 술을 끊었다더라.)
Change talk에서는 DARN-C 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대화를 이끌어 나갑니다. 상담자는 이 5가지를 어떻게하면 더 많이 이끌어낼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상담을 진행해야 합니다.
자세히 보면 DARN 옆에 하이픈 ( - )이 있고 C가 떨어져 있는데, 그 이유는 DARN 보다 C가 더 높은 수준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C 다음에 AT가 더 있어요. 옆에 예시에 적어둔 것과 같이 AT 단계는 이미 변화가 많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상담을 진행할 때 내담자로 하여금 질문을 더 이끌어내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OARS 라는 기술이 있는데, Open-ended question, Affirmations, Reflective listening. 그리고 Summaries 입니다.
열린 질문으로 내담자로 하여금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확인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가져와 더 많은 생각과 대화를 이끌어내고, 반영을 통해 내담자의 상황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전달하며, 중간중간 내용을 정리하여 처해진 상황에서 내담자로 하여금 DARN-C를 끌어낼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것입니다.
상담이나 면담에서는 상담자의 말이 많을수록 좋지 않은 상담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질문을 1회 하면 반영 2회를 하는 연습을 하는데 예를 들면, 내담자가 “~~~ 했어요.” 라고 했을 때, “아, ~~ 하셨어요?”라고 끝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아, ~~~ 하셨군요..” 라고 끝을 내리는 진술 화법을 사용하면 내담자로 하여금 더 많은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겠죠.
일을할 때 상담 화법은 종종 사용하는 편인데, 내가 할 말을 일단 참고 공감을 먼저 해주고 나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어서 좋더군요.
학기가 끝나서 다음학기가 시작할 때까진 학회도 방학에 들어갔어요. 공부를 더 해서 채워넣을 수 있는 내용이 더 많아지길.
XOXO-
p.s. 관련된 링크도 몇개 남겨봅니다.
http://www.motivationalinterview.org
http://www.motivationalinterview.net
http://swprocess.egloos.com/2942477